Vibrance vs saturation
사진을 찍고 나서 보면, 왠지 모르게 밋밋하거나, 혹은 색감이 촌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진은 색감이 생생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죠. 이러한 차이는 바로 사진 보정의 핵심 개념인 바이브런스, 세츄레이션, 그리고 색수차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개념을 명확히 알아두면, 당신의 사진도 한층 더 전문가처럼 보일 거예요.
라이트룸이나 포토샵에서 색감을 조절할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바로 바이브런스(Vibrance)와 세츄레이션(Saturation) 슬라이더입니다. 두 기능 모두 사진의 색상 강도를 높여주지만, 그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무작정 슬라이더를 올리다 보면 사진이 과하게 보정될 수 있습니다.
세츄레이션(Saturation): '전체' 색깔을 똑같이 진하게
세츄레이션은 사진 속의 모든 색상을 균일하게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마치 밥에 소금을 치듯이, 사진의 모든 부분에 똑같이 색상 강도를 적용하는 거죠.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등 모든 색깔이 동일한 비율로 진해집니다.
이 때문에 이미 색이 강한 부분(예: 새빨간 꽃잎)은 과하게 강조되어 색이 뭉개질 수 있고, 인물 사진에서는 피부 톤까지 부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빨간 사과와 노란 바나나가 있는 사진에서 세츄레이션을 높이면, 이미 진한 빨간 사과가 더욱 튀어나와 보이고, 노란 바나나와 배경의 색까지 과도하게 진해져 전체적으로 인위적이고 촌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바이브런스(Vibrance): '흐린' 색깔만 똑똑하게
바이브런스는 사진을 분석해 채도가 낮은 색상만을 선택적으로 강조하는 '똑똑한' 기능입니다. 이미 색이 진한 부분은 거의 건드리지 않고, 색이 바랜 부분을 우선적으로 보정합니다.
다시 사과와 바나나 예시로 돌아가 볼까요? 바이브런스를 높이면, 이미 충분히 진한 빨간 사과는 그대로 두고, 상대적으로 색이 연한 노란 바나나와 흐릿한 배경의 색을 집중적으로 살려줍니다. 결과적으로 사과는 쨍하게 보이면서도 바나나와 배경의 색이 살아나 전체적으로 훨씬 자연스럽고 균형 있는 사진이 됩니다. 특히 인물의 피부 톤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인물 사진 보정에 매우 유용합니다.
사용팁
바이브런스를 먼저 조절해 사진의 생기를 살려보세요. 대부분의 경우 바이브런스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세츄레이션을 아주 조금만 올려 마무리하면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색수차
때로는 아름다운 사진에 거슬리는 결점이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밝고 어두운 경계선에 보라색이나 청록색의 띠가 보인다면, 바로 색수차(Chromatic Aberration) 때문입니다.
색수차란?
색수차는 렌즈가 빛의 파장에 따라 다른 굴절률을 가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빛은 여러 가지 색깔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렌즈가 이 빛들을 완벽하게 한 점에 모으지 못하고 미세하게 분리시키면서 색이 번져 보이는 것이죠. 마치 프리즘이 빛을 무지개색으로 나누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색수차는 주로 아래와 같은 곳에서 눈에 띄게 나타납니다.
명암 차이가 큰 경계선: 밝은 하늘과 어두운 나뭇가지, 건물의 모서리 등.
강한 빛이 있는 곳: 역광으로 촬영하거나, 밝은 조명, 태양 등을 찍을 때 빛 주변에 색 번짐이 생깁니다.
후보정으로 해결하기
색수차는 대부분 후보정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룸이나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에는 ‘색수차 제거(Remove Chromatic Aberration)’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은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사진에 보이는 거슬리는 색 띠를 감쪽같이 없애줍니다. 고가의 렌즈일수록 색수차가 덜 발생하지만, 후보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