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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셋을 판매하려는 이유, 만드는 법, 결론

by chalkakjoon 2025. 8. 6.

 

프리셋을 판매하려는 이유

 

 

저는 오랫동안 사진에 ‘보정’이라는 행위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사실을 담는 기록이어야 하며, 필터나 효과를 더하는 건 ‘사진답지 않다’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영상 자체가 영화처럼 보입니다. 가로가 길어진 시네마 프레임 때문만이 아니라, 화면 속 색감과 분위기 때문입니다. 조명과 색 보정, 카메라 필터의 조합이 영상미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좋아하는 콘텐츠 대부분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닙니다. 빛과 색, 구도와 그래픽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그걸 우리는 감동적으로 느끼고, 예술이라고 받아들입니다.

 

그렇다면 사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있는 그대로’만이 진실이고 아름다운가?

 

사진이 처음에는 인물화보다 정확한 기록을 위해 발명되었지만,
이제는 현실을 넘어 감정과 분위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은 사진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조금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표현의 도구이다.


그렇게 제 첫 보정 시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라이트룸을 켜고, 유튜브 강의를 보며 붓 대신 마우스를 휙휙 움직이며 그림을 그리는 기분이었고, 처음으로 ‘사진을 만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후로 저만의 보정 스타일이 생겼고, 원하는 무드를 재현하는 데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스타일에 익숙해지면 다른 방식의 보정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감성적인 필름 톤을 쓰고 싶을 때, 혹은 과감한 색 대비를 넣고 싶을 때
스스로는 그 방법을 몰라 다른 작가의 프리셋을 구매하거나 따라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경험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리셋도 하나의 콘텐츠다. 잘 만든다면, 그 자체가 수익이 될 수 있겠다.”

그렇게 저는 ‘나만의 프리셋을 만들어 판매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프리셋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만드는 법

 

프리셋은 기본적으로 사진 보정의 설정값을 저장한 파일입니다.
특정한 무드, 색감, 명암비 등을 설정해두고 다른 사진에 반복 적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하지만 단순히 '값을 저장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의도와 연출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좋은 프리셋이 됩니다.

(1) 내가 좋아하는 무드를 정의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좋아하는 색감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 톤?
시원하고 깨끗한 미니멀 톤?
빈티지한 필름 느낌?
무드를 명확히 정의하면, 프리셋의 방향성이 생깁니다.

(2) 레퍼런스 찾기

좋아하는 사진 작가나 인스타그램 피드, 포토북 등을 참고하여
“이런 색감이 좋다” 싶은 이미지를 5~10장 모아봅니다.
색조, 채도, 명암, 대비, 그리고 톤 커브 등을 관찰하고 분석해보면
그 보정이 왜 아름답게 느껴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3) 라이트룸으로 조정값 만들기

선택한 무드에 맞게 라이트룸에서 사진 한 장을 보정해봅니다.
– 기본: 노출, 대비, 밝기, 그림자
– 색상: 화이트밸런스, HSL, 채도
– 톤 커브: 특정 톤 강조하기
– 디테일: 선명도, 노이즈, 비네팅 등

이렇게 조정한 값을 기반으로 **‘프리셋으로 저장’**하면 끝입니다.
그 다음엔 여러 장의 사진에 적용해보고, 일관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프리셋은 하나의 보정법이 아니라, 연출된 스타일을 재현하는 공식에 가깝습니다.

(4) 프리셋 파일을 공유 또는 판매하기

프리셋은 .xmp 혹은 .lrtemplate 확장자로 저장되며,
이 파일을 원하는 사람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마켓(예: 크라우드픽, 크리에이티브마켓, 미리캔버스 등)에 등록하거나,
자신의 블로그, 인스타그램, PDF 가이드를 통해 개성 있는 프리셋 브랜드로 키워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론

 

지금은 사진 보정을 자기만의 시선을 드러내는 창작 행위라고 느낍니다.

사진도 색감과 톤으로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프리셋은 단순한 보정 파일이 아닙니다.
내가 어떻게 세상을 보고, 어떤 감성을 표현하고 싶은지 담아낸 작은 작품의 조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사람의 사진에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는, 프리셋을 판매하기 위해 몰두한 계획입니다.